안녕하세요! 9년차 대한항공 승무원입니다
준비과정을 자세히 알려주세요. 준비 기간, 어떤 방식으로 준비 하셨나요
"총 4개월 정도 준비했고, 운 좋게 한번에 합격 했어요. 승무원 준비할 때는 관련해서 아는 사람이 없어서 일단 학원에 등록했어요. 학원에서는 면접 때 어떤 걸 준비해야 하는지, 전체적인 면접 형식을 파악할 수 있었어요. 전직 승무원 출신 선생님들 개별 첨삭이나 조언 들을 수 있었는데, 솔직히 크게 도움 되진 않았어요.
그리고 학원에서 만난 친구들이랑 일주일에 2번씩 모여서 모의 면접(스터디) 했어요. 다른 친구들 답변 들어보는 건 좋았는데, (다들 처음 준비하는 친구들이다 보니) 롤플레잉이나 실제 면접 정보 듣는 데 한계가 있었어요. 스터디에서 부족 했던 부분은 인터넷 카페에서 보완했어요. 실제 면접 분위기나 관련 내용들 주로 찾아봤어요. 그리고 수영 강습도 따로 받으면서, 토익 공부 병행했어요."
준비했을 당시 떠올렸을 때, 도움 될 만한 팁이 있을까요.
"준비할 때는 오히려 어떻게 해야 더 멋있고 똑똑해 보이는 답변 일까 '정답'을 찾는 것에 치중한 연습을 했었는데요. 실제 면접장에서 받았던 질문이 너무 허무했어요. 대충 기억 나는 게, '아르바이트 했던 매장에서 추천할 메뉴랑 이유'를 물어 보시더라고요. 제가 베스O라빈스랑 파리O게트에서 알바 했었거든요. 막상 면접 후에 느낀 건 '준비할 때 답변 내용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었구나' 였어요. '어떤 답변을 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 전달하느냐' 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답변 내용보다 대화할 때 모습들을 더 많이 보는 거 같아요."
" '어떤 답변을 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 전달하느냐' 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답변 내용보다 대화할 때 모습들을 더 많이 보는 거 같아요."
한번에 합격한 비결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음... 사실 임원 면접 첫날에 롤플레잉이랑 영어 면접에서 망했다고 생각해서 임원 면접 안보고 그냥 집으로 가버리려고 했어요. 하하. 그때 친구가 연습 삼아 면접장에 들어갔다 오라고 해서 오히려 마음 놓고 즐기듯이 면접 봤던 게 합격 이유라면, 그게 비결이었다고 생각해요."
"마음 놓고 즐기듯이 면접 봤던 게 합격 이유라면, 그게 비결이었다고 생각해요."
한번에 합격했던 당시를 되돌아 봤을 때, 답변 준비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답변 준비는 본인 스스로, 혼자 해도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해요. 말씀 드렸듯이 승무원 면접은 정답 찾는게 아니니까요. 다만, 전달하는 방식(말투, 행동, 표정, 억양)을 연습할 때는 다른 사람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꼭 경력자나 학원 선생님 일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면접은 승무원으로서 승객들을 잘 대할 수 있을지 보는 시간이 잖아요. 승객들은 모두 누군가의 친구나 가족이에요. 보는 눈은 대부분 비슷하니까 친구들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학원도 다녀 봤지만, 친구들과 스터디 했던 게 가장 도움 됐어요"
"전달하는 방식(말투, 행동, 표정, 억양)을 연습할 때는 다른 사람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친구들과 스터디 했던 게 가장 도움 됐어요"
한번에 합격한 당시 나이와 스펙은 어땠나요
"합격 당시 23살이었어요. 4학년 1학기 때 합격했어요. 스펙은 인서울 4년제 국제통상학과 졸업했어요. 학점은 3.8 정도였어요. 어학 점수는 토익만 있었는데 700점대 였어요. 다른 스펙은 없었어요. 지금 문득 든 생각인데, 오히려 낮은 스펙으로 들어와서 입사 후에 여러 자격을 따는 게 진급할 때 더 유리한 편이에요. 실제 합격생들 스펙이 제각각인 걸 봐서, 입사할 때 스펙은 크게 중요한게 아닌 거 같아요."
미래에 함께할 후배를 기다리는 입장에서 승무원 준비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어떤 후배와 일 하고 싶은지 알려주세요.
"이 직업이 혼자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무엇보다 사회성 좋은 사람이 가장 적합해요. 책상에 앉아서 하는 업무가 더 맞는지, 사람 만나는 일이 맞는지 충분히 고민해 봤으면 좋겠어요. 생각보다 업무 강도도 쎈 편이고 사람 때문에 힘든 점들이 많아서 사회성이 안 좋으면 오래 못해요."
문득 궁금한 게 있는데, 다들 각자 사정이 있겠지만, 그만둔 분들은 어떤 이유로 그만 두나요.
"서비스업 자체가 안 맞아서, 집단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서 그만둔 경우가 많아요. 건강 안 좋아져서, 출산 후 가족 위해 그만둔 경우도 있고요."
승무원 생활하면서 좋은 점,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가족들이 저렴한 티켓으로 여행 다닐 수 있다는 점이 제일 좋아요. 각 도시마다 유명한 화장품, 전자기기, 옷이나 식품들 쉽게 살 수 있다는 것도 좋고요. 맛있는 여러 음식들 접할 수 있는 것도 좋고, 집을 떠나서 호텔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점도 좋네요. 스케줄 근무 하기 때문에 평일에 은행이나 병원 같은 개인적인 업무 보기에도 편해요.
업무적으로는 유니폼 입기 때문에 돈 들여서 계절마다 정장 구입할 일 없는 것도 좋고, 급여도 만족스러워요. 일이 끝난 후에 딱히 상사 연락 오거나 보고서 제출해야 하는 일도 자주 있는 일이 아니라서 좋아요. 좋은 점이 생각보다 많네요."
"음 힘든 점을 알려 드리자면, 스케줄 근무라서 주말에 가족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어요. 각종 경조사 챙기기도 힘들고요. 현지 생활 시차 뿐만 아니라 보통 해외 출발은 한국시간 기준 밤이기 때문에 낮에 억지로 자고 밤에 출근하는 일이 많아서 체력적으로 힘든 건 사실이에요.
기내식이 고칼로리고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호일로 오븐에 데운 음식들이 많아서 자주 먹으면 건강에 해로운 점도 단점으로 들 수 있겠네요. 기내 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승객들 요구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많아서 업무적으로 힘들고요. 일 하는 동안은 힘든 점들이 많고, 일 마치면 누릴 수 있는 좋은 점이 많아요. "
비행 하면서 자주 겪는 난처한 상황이나 요청은 어떤 게 있고, 어떻게 대처 하시나요.
"앞 승객이 의자를 심하게 뒤로 젖혀서 컴플레인 할 때가 있어요..."
여러가지 이유로 승무원 말고 다른 길을 고민해야 하는 준비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제가 만약에 승무원 말고 다른 일을 고민 했어야 했다면, 전공 살리는 일을 했을 것 같아요. 그만둔 동기들은 모두 제각각 다양한 일을 하고 있어서 딱히 대안으로 삼을 만한 직업은 안 떠오르네요. 다만, 시간 지날수록 새로 입사한 분들 나이를 보면 20대 초반부터 후반까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어요. 한번에 합격한 분들도 많지만 2,3번은 기본으로 탈락하고 입사하는 분도 굉장히 많더라고요. 나이 많다고 좌절하지 마시고, 한 두번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마세요. 승무원 준비라는 게 고시 공부처럼 그 분야에만 몰두 해야 하는 게 아니니까, 다른 면접에도 활용 할 면접 연습한다고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임하면 더 좋은 결과 있을 거에요."
"항공업계 뿐 아니라 나라 전체가 힘든 상황이라 준비 기간으로 삼으면 좋겠다는 말 밖에는 해드릴 수가 없겠네요. 이 시기가 끝나면 한번에 더 많이 채용할 거라는 기대가 유일할 것 같아요. 대한항공 같은 경우는 제가 입사한 후로 정말 한번도 승무원 인력이 남은 적이 없었어요(항상 사람이 부족했어요). 실제로 그동안 휴가도 안 나올 정도 였어요. 여러분 준비가 부족했거나 능력이 부족한 탓이 아니니까, 답답한 현실에 너무 힘들어 하지 마세요. 코로나 끝날 때까지 어떻게 버틸지 고민하면서, 길게 보셨으면 좋겠어요."
"새로 입사한 분들 나이를 보면 20대 초반부터 후반까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어요. 나이 많다고 좌절하지 마시고, 한 두번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마세요. 다른 면접에도 활용 할 면접 연습한다고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임하면 더 좋은 결과 있을 거에요."